강으로~ 바다로~*

쏘가리...(펌)

산골 낚시꾼 2009. 1. 31. 11:37
<<< 쏘가리 - Siniperca scherzeri Steindachner >>>
- 이완옥 (생물학박사/국립수산진흥원 청평내수면연구소), '98년글

- 쏘가리 vs 배스 -

우리나라의 강이나 호소에 사는 물고기를 대상으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놓고
한번쯤 낚아 보고 싶은 어류를 조사하면 아마 쏘가리(학명:Siniperca scherzeri)가
가장 인기있는 어종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쏘가리는 대단한 육식어로 성질이 포악하지만
수려한 용모와 민첩하면서도 유연하고 여유있는 움직임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러한 심리의 내면에는 꼭 쏘가리가 낚시 대상어로서 제일 좋다는 의미 이외에도
쏘가리의 고도의 상품적 가치와 희소성까지도 감안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도 우리 나라의 물고기가 가지는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대부분의 루어 낚시인들이 그 대상어를 배스로 정하는 경향이 있다.
여러 가지의 이유로 배스는 루어 낚시인들에게 있어 매력적인 존재이다.
습성, 크기, 잡을 때의 느낌 등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원산지가 미국인 배스가 세계적인 낚시 대상어로 자리잡아 있고
해당 국가의 토종 어류들과의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으로 방류되어 지고,
이식되어 번성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배스 낚시가 우리 나라에 도입된 이래로 얼마나 많은 외화가 소비되어진 걸까?
루어, 라인, 로드 등의 소품에서부터 보트와 같은 중,대형장비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이런 생각의 저변에 국수적 사고가 깔려있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상황에 대한 반전이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라는 자각도 가지고 있다.
 
이런 인식은 다른 한편으로 쏘가리를 배스와 같은 세계적 낚시 대상어로 격상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배스에 비하면 여러 측면에서 낚시 대상어로서 부족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얼마 전 나는 배스의 생활사를 조사하기 위해 자료를 찾는 중에
호주에서 그들만의 고유 어종을 낚시 대상어로 삼아 체계적으로 생활사, 먹이 습성,
산란 습성, 자원량, 서식처, 낚시방법 등까지 정리해 출판한 서적을 보고
경악과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들은 외래어종인 라지마우스 배스의 방류 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고유종이면서
배스와 비슷한 생태를 가진 민물 농어 종류를 루어 낚시의 대상어로 개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 민물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민물로 -
쏘가리는 농어目(Perciformes), 꺽지科(Centropomidae)에 속하는 담수어류로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큰 하천에 주로 살고 있었으나 최근 하천에서는 서식환경이 악화되고
남획되어 자원량이 많이 줄어 들었고 댐 등의 인공 호수에서만 대량 서식하고 있다.
쏘가리와 꺽지, 꺽저기 등 3종은 민물에 서식하는 담수어종이지만
이들이 속하는 농어목의 다른 바다 고기와 외형뿐만 아니라 습성까지 유사하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이들 종이 바다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바다고기의 원래 조상은 민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물에 살던 어류 중 일부가 경쟁에서 밀리거나 더 좋은 환경을 찾아 바다에 적응하게 되었으나
현세에 와서는 바다에 적응한 어류들이 더욱 번성하게 되었다.
이렇게 바다에 적응한 일부 어류 중에 다시 경쟁에서 밀리거나,
또 다시 새로운 환경에 진출하려는 어종들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바로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혼합되는 강의 하구등지)에 적응한다거나
완전히 민물로 다시 서식처를 옮기게 되는 경우이다.
민물 육식어종들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하는데 쏘가리도 만찬가지의 예이다.
이와 같이 민물과 바닷물 어느 곳으로도 완전히 정착하지 못했거나 진행 중인 어류들도 있는데
뱀장어 같은 경우는 민물에 살다가 알을 낳기 위해 바다로 내려가는 경우고
반대로 연어류는 바다에 살다가 자기의 원래 서식처인 민물로 돌아와 알을 낳는 것이
그에 해당한다.
 
우리가 완전히 바다고기로 생각하는 농어의 경우도 어릴 때는 기수역, 또는 민물에까지
먹을 것을 찾아 소상한다.
현재 청평내수면연구소에서는 농어를 완전히 담수에서 키우고 있는데 아주 잘자라고 있다.
이런 일은 어류 자체의 삼투 조절로 가능한 것이다.
최근까지는 바다고기인 농어와 같이 쏘가리도 농어과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민물에 사는 이들 3종만 따로 꺽지과로 나누고 있다.
특히 꺽지과(Centropomidae)는 우리 나라, 중국,일본에만 살고 있으며,
그 중에 대형종인 쏘가리속(Siniperca) 어류는 중국에 5종, 우리나라에 1종만이 살고 있다.
 
쏘가리의 이름은 1892년 중국의 양쯔강 하류에서 스타인다크너(Steindachner) 박사에 의해
처음 과학적으로 기록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13년 미국 스텐포드(Stenford)대학 학장을
지낸 조던(Jordan) 박사에 의해 부산 근교에 서식하고 있는 것이 처음으로 기록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학문적으로 알려진 바고, 이것보다 훨씬 전 <'서유구'의 '전어지'>등 고서에
쏘가리가 우리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과, 쏘가리의 습성과 이용 등의 사실이 언급되어있다.
이러한 기록들은 단지 학문적인 틀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학계에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조던 박사의 기록 이후에도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밀양, 대구, 서울, 평양 등
우리 나라에 각지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것이 기록되었다.
 
쏘가리는 완전한 육식 어류인데 이들 중에도 어류를 주로 먹는 어식성으로 구분 한다.
이러한 습성은 부화후 일주일 이내에 발현된다.
원래 쏘가리는 강물이 흐르는 상류의 여울에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호소에서도 많이 번식하고 있어 산란에 대한 현실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 태어날 때부터 특징적인 외모를 가지고 -
300g 체중 / 30cm 체장의 쏘가리가 약 만개 정도의 알을 낳으며,
1.2kg 체중 / 45cm 체장의 쏘가리는 약 4만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어찌보면 큰넘들을 포획하지 말아야하는게 아닌지... ^^;;)
수정란의 크기는 1.7~2.1mm정도며 21~24도 정도의 수온에서 130여 시간만에 부화되고,
이 때의 크기가 5.8~6.9mm 가량 된다.
부화될 때부터 머리가 크고 이빨이 있어 육식어로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부화 후 하루만 지나도 물벼룩이나 윤충 등의 동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5일에서 7일 정도만 지나면 붕어나 피라미의 자어를 잡아먹기 시작한다.
이때 먹이가 부족하면 서로 잡아먹기도 한다.
산란은 수온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지는데
소양호에서 조사한 바로 1997년에는 6월초에서 7월초까지,
1998년은 5월말에서 6월말 사이에 대부분의 산란이 이루어졌다.
특히 지역에 따라 산란시기가 약간씩 달라, 금어기의 효과 측면에 대해 현행법규의 타당성을
사정하기 위해 지역별로 산란기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남부지방은 5월10일~6월30일, 중부지방은 5월20일~7월 10일...)
부화 후 15일 정도가 지나면 완전한 어식성으로 식이 패턴이 바뀌고
몸체 대부분의 형태가 성어와 흡사하게 변화한다.
한 달이 지나면 체형과 반문까지 성어를 닮아가고 먹이를 먹기 전의 행동도 비슷하여
배가 고프면 먹이를 찾아다니고 평소에는 숨는 곳에 정지하여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다.
6월에 산란한 쏘가리 치어는 그해 가을이 되면 10-15cm가 되어 월동하고,
그 다음해에는 15~25cm까지 성장하는데 사는 곳의 먹이량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소양호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피라미, 밀어, 블루길 등의 물고기와 징거미, 새우 등이
주된 먹이인데, 이들 먹이는 소양호에서 아주 흔하게 관찰되는 종들이다.
쏘가리의 식습관을 보면 특별히 선호하는 것이 있다기보다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어류가
선호하는 먹이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먹이를 먹는 시간은 주로 아침과 저녁이고, 먹이가 부족하면 수면 가까이 까지 배회하면서
먹이 사냥을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배가 부르면 유영을 멈추고 나무등거리나 바위, 자갈등의
숨을 만한 곳에 의지하여 은신한다.
최근 소양호에서는 외래종인 블루길의 수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
그래서 쏘가리의 위 내용물을 조사한 결과, 약 40%정도의 쏘가리 위장에서
블루길이 발견되고 있어 블루길이 쏘가리의 좋은 먹이가 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무분별한 인위적 포획, 서식 환경의 악화 등의 요인에 의해
국내 강계에서 자원량이 감소되어 가는 상태지만 작년부터 청평내수면연구소를 중심으로
생활사가 알려지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부족한 자원의 문제는 조만간 해결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현재 쏘가리 성어양식이 성공해 일부에서 양식되고 있음...) 
쏘가리는 우리가 아껴야 할 우리 강계의 귀중한 자원이지만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면
루어 낚시인들에게는 새롭게 인식되어야 할 유용한 낚시 대상어인 것이 분명하리라 본다.
특히 최소 한도로 정해진 법적 금어기인 산란 시기의 포획과 어린 쏘가리까지 무차별적으로
잡아내는 낚시인들은 자성해야 할 것이다.
조업으로 생계를 꾸리는 어부들조차 어린 쏘가리는 다시 놓아주고 금어기를 지키고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쏘가리 전문 낚시인들의 자질에 대해 많은 고찰이 필요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