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군시절 계급별 편지하기...

산골 낚시꾼 2009. 2. 25. 16:08

▲이등병 때 부모님 전상서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날 불초소생 문안 여쭙습니다.
저는 항상 배불리 먹고 보살펴주는 고참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대한의 씩씩한 남아가 되어 돌아갈 때까지 건강하세요.

―엄마의 답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군대 가고 소포로 온 네 사복을 보고 밤새 울었다.
추운 날씨에 우리 막둥이 감기나 안 걸리고 생활하는지 이 엄마는 항상 걱정 이다.
집안은 모두 편안하니 걱정하지 말고 씩씩하게 군생활 하길 바라마.

▲일병 때
열라 빡쎈 훈련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어제 무좀 걸린 발이 도져서 걱정입니다.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았더니 배탈약을 줍니다.
용돈이 다 떨어졌는데 보내주지 않으면 옆 관물대를 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의 답장
휴가 나와서 네가 쓴 용돈 때문에 한 달 가계부가 정리가 안 된 다.
그래도 네가 잘먹고 푹 쉬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나쁘지 않구나.
그리고 군복 맞추는 값은 입금시켰으니 좋은 걸 로 장만해라.
(아빠 군대 때는 그냥 줬다던데…)

▲상병 때
왜 면회를 안 오는 거야!
어제 김일병 엄마는 먹을 거 잔뜩 사 들고 와서 내무실에
풀고 외박 나가서는 아나고회도 먹었다더라.
엄마는 어떤 땐 내 친엄마가 아닌 것 같애 투덜투덜….

―엄마의 답장
수신자 부담 전화는 이제 그만하기 바란다.
어째서 너는 군생활 을 하면서 전화를 그렇게 자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무슨 놈의 휴가는 그렇게 자주 나오냐.
누굴 닮아 저 모양이냐고 어제는 아빠와 둘이 피터지게 싸웠다.
내가 이겨서 너는 아빠를 닮은 것으로 결정났다.

▲병장 때
어제는 내가 몰던 탱크가 뒤집어져서 고장났는데
내가 고쳐야 된대. 엄마 100만원이면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엄마의 답장
너 보직이 PX병이란 진실을 이제 알아냈다.
그동안 탱크 고치는 데 가져간 돈 좋은 말 할 때 반납하기 바란다.
가정형편이 어려 우니 말뚝 박아서 생활해 주면 좋겠다.
벌써 26개월이 다 지나간 걸 보니 착잡하기 그지없다.